어떤 노래는 처음 한 소절만 들어도
마음 한쪽에서 오래 잠겨 있던 감정이 천천히 올라옵니다.
Aleph(알레프)의 ‘기어코’는 내게 그런 곡이었어요.
조용한 침대 위, 불을 끄고 누웠을 때.
말하려다가 삼켜버렸던 생각들이
다시 눈앞을 스치는 순간에 들으면
이 노래는 설명할 수 없는 힘을 가집니다.

그저 흘러가는 마음을 바라보는 일
‘기어코’라는 말은 참 묘하죠.
억지로 붙잡아도 흘러가버리는,
결국 그렇게 되고 마는 순간에 쓰는 단어.
노래 속 화자는
그런 감정을 아주 작은 숨소리로 말해요.
울지도, 화내지도 않은 목소리인데
왜 이렇게 마음이 아릿할까요?
마치
“그래, 결국 이렇게 되네.”
하고 조용히 웃는 듯한,
그러면서도 깊은 체념이 담겨 있어요.
Aleph(알레프) – 기어코 / 듣기
영상출처:Aleph공식유튜브채널
내가 더 잘할 수 있었을까, 그 늦은 밤의 질문들
이 곡을 들으면
내가 지나쳐왔던 관계들이 떠오릅니다.
잡고 싶었지만 엇갈렸던 마음,
말하지 못해 가슴속에만 남겨둔 말들.
노래는 그 모든 장면을
책 넘기듯 하나씩 가져오죠.
Aleph의 담백한 보컬은
그 기억들을 억지로 흔들지 않고
그저 있었던 그대로 꺼내놓게 합니다.
그래서 더 아프고, 더 아름다워요.
작은 여백이 만들어내는 커다란 감정
이 노래는 화려한 디테일이 없습니다.
기교도 많지 않고, 리듬도 조용하죠.
그런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꽉 차는 느낌이 들어요.
멜로디의 여백, 보컬의 공간감,
단어와 단어 사이의 긴 숨.
그 모두가 감정을 더 크게 만들어요.
어쩌면
‘기어코’가 우리를 울리는 건
말하지 않은 것들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.
이 노래를 듣기 좋은 순간
- 새벽 1~3시, 혼자 있는 방의 공기가 차가워질 때
- 돌아오지 않을 마음을 떠올릴 때
- 오래된 메시지를 다시 읽어보는 밤
- 감정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싶은 순간
그냥 틀어만 놓아도
마음이 조용히 내려앉는 곡입니다.
알레프(Aleph) – 기어코 / 가사
기어코
멀어지는구나
내 눈에서
나오려 하는구나
It is hard to look
Look at you go
널 담았던
내 마음을 비워야지
It is hard to look at you go
왜 멀어져야 하는지
여전히 이유를 난 모르겠어
아
흐르지 마라
떠나지 마라
넌 기어코
멀어지는구나
내 눈에서
나오려 하는구나
It is hard to look
Look at you go
널 담았던
내 눈물을 비워야지
넌 기어코
멀어진 거구나
내 눈에서 이별한 거구나
It is hard to look
Look at you go
널 담았던
내 눈물이 흘러내리네
난 기어코
인정한 거구나
우린 이제 과거가 됐구나
It is hard to look
Look at the past
멈춰버린 시간을
등지고 걸어야지
넌 기어코
멀어진 거구나
내 눈에서 이별한 거구나
It is hard to look
Loot at you go
널 담았던
마지막 눈물이 흘러 내리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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